2014년 어느 여름 날,
낡은 휴대폰으로 급히 찍어 흐릿한 이 사진에는 HAB을 시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.
인도에서의 오랜 활동을 끝내고 새로운 활동 준비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,
인도 비하르 주 가야의 기차역입니다.
배낭을 짊어지고 기차에 오른 외국인에게 낯선 아이 두 명이 손을 흔듭니다.
기차역 인근 빈민가 어디쯤에 살고 있는 이 아이들은
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에
기차역에서 쓰레기통을 뒤져 재활용품을 모으고 팔아 생계에 보태고
쓰레기통 속 버려진 음식으로 허기를 채웁니다.
남루해보이는 아이들의 옷차림이 삶의 고단함을 대변해주는 것 같지만
낯선 외국인에게 정겨운 인사를 건네는 이 순간만큼은
장난기 어린 밝은 미소가 얼굴에 가득합니다.
이 아이들의 삶에 이렇게 환한 미소가 나날이 늘어가길 바라는 마음,
적어도 하루에 한 끼는 잘 지어진 따뜻한 밥을 마음 편히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
HAB을 시작한 세월이 해가 갈수록 쌓여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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